🐕 강아지 귀 뒤쪽을 쓸어주면 엔돌핀이 분비돼 진정 효과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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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발자국
👑 발자국2026년 4월 23일 PM 08:56
두부는 그날 기분이 좋았어요. 기분이 좋으니까 뛰었답니다.
두다다다다.
숨차면 쉬고, 괜찮아지면 또 뛰고.
두다다다다.
마을 끝 쪽 풀밭에 큰 바위처럼 생긴 게 있었어요. 두부는 그게 진짜 바위인 줄 알았답니다.
퍽.
바위가 아니었어요.
두부가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커다란 황갈색 무언가가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었답니다. 눈은 깊고 조용했죠. 목에는 얇은 삼베 끈.
두부가 허둥대며 엎드렸어요.
큰 친구는 딱 한 마디. 뒤도 돌지 않았죠. 그냥 그 자리에 다시 천천히 앉았답니다.
두부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옆에서 깔딱거렸어요.
그 말만 하고는 다시 조용해졌답니다. 두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복실이는 말을 짧게 하는데 무섭거나 차갑진 않았죠. 그냥 말이 적었어요. 그게 다였답니다.
두부는 옆에 슬쩍 앉아봤어요. 복실이는 싫어하지 않았답니다. 두부 쪽으로 고개도 안 돌렸지만, 한 번 꼬리를 살짝 털었어요. 인사 같았죠.
잠시 후 두부가 용기를 내서 물었어요.
한참 생각하다 복실이가 말했어요.
두부는 조용히 앉아 있었답니다. 복실이 옆에 앉아 있는 게 이상하게 편했어요. 시끄럽지 않았고, 재촉도 없었죠. 그냥 풀밭에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한참 뒤에 복실이가 말했어요.
복실이가 처음으로 두부 쪽을 봤어요. 눈이 깊고 따뜻했답니다. 강하게 꾸짖는 게 아니라, 걱정하는 눈이었어요.
두부는 갑자기 조금 울컥했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녁에 두부·까미·모카·보리가 모여 놀고 있었어요. 저 멀리 복실이가 보였죠. 복실이는 그 자리에 그대로였답니다.
두부가 일어나서 달려갔어요. 이번엔 천천히. 숨차지 않게.
복실이는 한참을 안 움직였어요. 두부는 그냥 옆에 앉아서 기다렸답니다. 복실이는 더 오래 생각하고, 더 천천히 일어나는 종이었거든요.
결국 복실이가 천천히 일어섰어요. 몸집이 컸답니다. 두부 옆에 서니까 두부는 복실이 다리 사이에 들어갈 만했죠.
둘은 나란히 걸어갔어요. 복실이 발자국도 옆에서 천천히 따라왔답니다. 크고 묵직한 발자국이었어요.
까미가 멀리서 손 흔들었어요. 모카가 보타이 고쳐맸고요. 보리가 빗을 내려놓고 복실이를 올려다봤답니다.
복실이가 친구들 앞에 섰어요. 한 마디 했답니다.
두부가 작게 중얼거렸어요.
저녁바람이 시원했어요. 복실이 꼬리별이 깊은 주황색으로 반짝였답니다. 모두의 꼬리별이 한 번씩 반짝반짝.
마을엔 이제 여섯이 됐어요.
대형견 산책은 에너지가 많아 보여도 천천히 시작하고 천천히 끝내야 해요. 준비운동 5분·마무리 5분. 몸 큰 아이일수록 관절·심장에 부담이 커요.
🇰🇷 진돗개 등 한국 토종견은 독립적이고 영역 의식이 강해요. 처음 만날 땐 마주보기보다 옆에 나란히 앉기가 좋아요. 시간을 주세요.
새로운 강아지와 만날 때 는 갑자기 다가가지 말고, 거리 두고 냄새부터 맡게 해주세요. 친구가 되는 데 며칠 걸릴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다음 편엔 여섯 친구들이 모두 모여 있는 첫 장면이에요. 마을이 조금 더 따뜻해져요.